담배가 백해무익하다는 사실을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그런데도 담배만큼 끊기 어려운 것도 없다. 담배의 해는 수천, 수만 가지이나 그 중에서도 입으로 담배 연기가 들어와 목을 경유하여 폐로 들어가 다시 코를 통해 나오기 때문에 귀, 코, 목에 지대한 영향을 미치게 된다.
우선 흡연을 하면 입 안 점막이 심하게 손상된다. 입 안의 점막은 음식을 씹거나 말을 하는 등 움직임이 계속 있기 때문에 손상받기 쉬워, 이를 잘 견딜 수 있는 강한 상피세포로 되어 있고 여러 가지 항균 물질로 잘 보호되었다. 그러나 담배 연기가 들어오면 이 구조는 쉽게 파괴되어, 니코틴성 구내염과 같은 여러 가지 구내염을 유발하고, 입 안에 상처가 나도 쉽게 아물지 않아 계속 남아 있게 된다. 이러한 일들이 계속 반복되면 이상각화증 등이 유발하게 되는데, 이것은 암의 전 단계로 이행된다.
두 번째로 중이염의 주요 원인이 될 수 있다. 현재까지 반복적으로 급성중이염을 앓는 어린아이의 원인 중 확실히 규명된 것은 서너 가지인데 그중 하나가 부모의 흡연이다. 간접흡연의 피해는 생각보다 심각한데, 약간의 담배연기라도 아이가 한 번 흡입을 하면, 귀와 연결되어 있는 작은 관인 이관에 있는 섬모라는 작은 솜털이 모두 죽어버리게 된다. 손상된 섬모는 재생될 수 있지만 부모의 흡연이 계속되면 이관 속의 섬모는 기능을 잃어 이관의 기능부전이 초래된다. 필자는 재발성 급성중이염을 앓고 있는 아이를 볼 경우 그 부모의 흡연여부를 꼭 확인하며, 금연을 강력히 권유한다. 또한 흡연은 아이들의 축농증, 비염 그리고 인두염 등의 가장 큰 원인이다. 따라서 아이들의 건강을 위해서라도 부모들에게 금연을 권유한다.
다음으로 흡연과 후두암의 관계인데, 이는 폐암 다음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비인후과 의사들은 환자가 일단 목이 쉬고 성대에 혹 같은 것이 관찰 되더라도 담배를 피우지 않았다면, 조직검사를 하지 않아도 그 환자는 후두암이 아니라고 단언할 수 있을 정도로 후두암과 흡연은 밀접한 관계가 있다.후두암은 빨리 발견하여 수술하면 완치될 수도 있는 암이다. 그러나 수술 중 많은 경우 후두전적출술을 받아야 하는데 이는 성대를 포함한 후두를 모두 제거하여 코나 입을 통해 숨을 쉬지 못하고 목 한가운데에 숨구멍을 내고 평생을 살아야 된다. 얼마 전 미국에서는 후두전적출술을 받은 한 여인이 목 한가운데에 난 구멍을 통해 담배를 피우는 장면이 방영되어 담배의 심각한 중독성을 일깨워 주었다. 담배가 자신을 사망으로 이끌어가고 있음을 알면서도 담배를 끊지 못하는 사람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의 죄가 우리를 사망으로 이끌어가고 있음을 알면서도 죄와 단절하지 못하고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을 떠올리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