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소년 자녀를 둔 부모는 아이에 대해 이전에 못 느꼈던 부담감을 갖기 쉽다. 아이가 많이 크고 있는 것이 반갑기도 하지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걱정도 많아진다. 인간의 건강한 발달 과정에는 시기별로 반드시 잘 경험하고 지나야 할 가장 중요한 것이 한 가지씩 있는데, 이를'발달 과제(developmental task)'라고 한다.
 최근까지는 청소년기를 약 12세에서 23세까지로 봤다. 그러나 그 시기가 길기 때문에 다시 초기, 중기, 종기로 세분하는 추세이다. 초기는 초등학교 6학년부터 중학생 시기인데, 2차 성징에 적응하는 것이 중요한 발달 과제이다. 남아의 경우는 아빠와 목욕도 함께하고, 아빠로부터 남성성을, 여아는 엄마와 동일시하는 과정이 중요하다. 많은 연구에서 밝힌, 이 시기 자녀의 건강한 성장에 가장 중요한 영향을 끼치는 요소는 자녀가 바라보는 부모가 서로 신뢰하고 존중하는 것이다.

 중기는 고등학교 시기인데, 부모로부터의 심리적 독립이 발달 과제이다. 경제적 독립은 어렵지만 일단 심리적으로 어느 정도 독립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 시기에 많은 청소년들이 입시 부담으로 심리적 성장과 정서와 사회성의 발달이 간과되기 쉬운것이 우리의 현실이다. 그럴수록 부모는 자녀와 관련된 문제들에서 자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하고, 결정할 수 있도록 배려하는 것이 중요하다. 부모의 지나친 욕심과 조급함은 궁극적으로 이 시기 자녀의 건강한 성장을 방해할 수 있다.

 

 종기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 수 년 동안으로, 이 시기에는 자아정체성 확립이 발달 과제이다. 자아정체성이란'나 자신이 어떤 존재이고, 지금 어디로 가고 있는가.'에 대하여 어느 정도의 개념이 생겨 수립된 것을 의미한다. 실제로 많은 청소년들에게서 이러한 발달 과제 달성이 쉽지 않다. 이러한 부분에서 혼란을 겪고 있거나 아예 진정한 고민을 해 보지도 못한 성인들도 많다. 독일의 문화적 풍습이 부러운 이유는, 고등학교를 졸업한 청소년들이 수 개월에서 일 년 정도 기간을 잡고서 자기 나라의 자연과 문화, 인간을 경험하는 여행을 떠난다는 사실이다. 이 여행을 통해서 자아정체성의 확립을 시도한다는 점이 참으로 부럽다. 우리도 아이들을 키울 때 현재 우리의 처지와 여건 하에서 가능한 한 다각도로 이러한 부분을 배려하면 좋을 것이다(교육 및 치료 상담 : www.childmom.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