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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류회사의 알코올 판촉과 사회위기 알코올과 건강 | 2010년 10월호 12쪽
 우리나라의 음주 실태와 음주 문화가 서방세계에 공식적으로 처음 알려진 것은 1920년에 발간된 세계알코올대사전에서였다. 한국의 역사, 지리, 문화 등과 함께 음주 문화를 매우 현실감 있게 소개하고 있다. ‘한국인은 음주를 매우 좋아하며, 음주 행위에 매우 관대하다.’고 기술한다. 당시 서양인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 음주 문화와 폭음 행태가 비교적 자세히 서술되어 있다. 그리고 알코올 문제를 줄이려는 어떠한 노력도 발견되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 GAPA와 ICAP |
 알코올 절제운동이 체계적으로 처음 시작된 곳은 영국이었다. 산업혁명에 따른 직업과 주거환경 변화로 알코올과 빈곤 문제로 사회가 매우 혼란스러웠다. 런던 버킹엄궁전 바로 곁에는 얼라이언스(Alliance) 본부 건물이 있다. 이 단체는 전세계알코올정책연맹(Global Alcohol Policy Alliance,GAPA)으로 기능을 확대하여 국제절주운동의 핵심 센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GAPA는 알코올은 개인 차원에서 해결하기 어려운 문제를 일으키므로 국가 차원에서 통제 정책을 수립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따라서 각국 정부로 하여금 알코올 생산, 유통, 판매, 소비에 이르는 전과정에서 불필요한 알코올 소비가 일어나지 않도록 잘 감시하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논리적 근거와 국제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단체는 150여 년 동안의 과학적 축적물들을 제시하고 국제학술단체들과 연계하여 국가를 설득하여 그 결실을 거두고 있다.
 재미있는 사실은 주류회사의 반응이다. 세계주류공업협회는 GAPA의 과학적 정책홍보활동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알코올정책연구소(International Center for Alcohol Policy, ICAP)를 설립하였다. 이 단체는 세계 각국의 주류협회와 연합하여 엄청난 자금력을 바탕으로 알코올연구자들을 포섭하기 시작하였다. 심지어 세계보건기구(WHO)의 연구자 중 일부도 ICAP의 연구자로 포섭되기도 하였다. ICAP도 알코올 폐해 감소를 목표로 표방한다. 그러나 ICAP는 각국 정부관계자,연구자와 접촉하면서 알코올의 유익한 점을 은근히 암시하고 선전하면서 산업을 위축시켜서는 안된다며 알코올 통제 정책 완화를 위해 활동한다.
 이들은 알코올은 ‘산업’이므로 주류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하고, 음주 문제는 ‘개인 차원의 문제’이므로 개인이 절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문제가 생긴 개인은 정부가 책임지고 치료해 주면된다는 것이다. 즉 알코올을 통제하지 말고, 자유시장 원리에 맡겨 두고 술 마시는 사람 스스로 알코올을 절제하도록 하자는 요지이다.

  | 알코올 옹호 주장의 진실 |
 또한 ICAP의 연구물들은 독자들을 매우 혼란스럽게 만든다. 알코올의 긍정적인 면을 부각시키면서, 적절히 마시는 술이 대부분 건강에 이롭다고 소개한다. 여기에는 사람들이 적절히 술을 마실 수 있는 환경 조성에 대한 요구와 지역경제를 살리기 위해 주류산업을 보호하고 장려하라는 메시지가 강조되어 있다. 이를 위해 이들은 사람들의 애국심과 애향심을 조장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작년 12월에 ICAP가 주관하는 매우 큰 학술행사가 개최되었다. 국내의 많은 연구자와 정부관계자가 참여하고 그들의 주장에 공감하는 발표를 하였다. 그들의 주장은 ‘책임음주’, ‘파트너십’이다. 다시 말하면 스스로 책임질 수 있는 음주를 하라는 것이고, ‘정부-시민-주류업계’가 함께 힘을 합하여 적정 음주 환경을 만들고 지나친 음주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자는 것이다.
 이는 국가 차원의 알코올 규제 정책보다는 개인과 사회 차원으로 책임을 돌려놓자는 주장이다. 듣고 보면 매우 그럴듯한 논리이다. 그러나 알코올연구자 입장에서 이 주장이 얼마나 엉터리인지 잘 안다. 알코올에는 절대 ‘책임’이라는 단어와 ‘파트너십’이 통하지 않는다. 그러나 중요한 점은 여러 나라가 ICAP의 주장에 동참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작년에 영국에서는 알코올 광고 규제를 완화하였고, 알코올 판매 시간을 확대하고 주류 판촉 규제를 완화하는 법을 통과시켰다. 최근에 지은 스코틀랜드 국회의사당 대회의실에는 술병으로 장식된 문양이 온 벽면을 장식하고 있다. 세계 여러 지역에서는 가장 싼 음료가 술이다.심지어 물보다 더 싼 경우도 종종 있다.

 | 주류 피해 안전 장치 마련이 우선이다 |
 지난여름 학술회의 등의 일정으로 유럽을 방문했다. 가는 곳마다 주류업계에서 알코올 시음장을 설치해 두고 관광객을 현혹시키고 있었다.지역마다 지역 특산 주류들이 슈퍼와 주점과 식당의 메뉴를 장식하고 있었다. 심지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하는 듯, 탄산음료나 과일주스에 알코올이 섞인 음료를 아주 싼 가격에 판매하고 있었다. 몇 년 사이에 유럽 국가들의 알코올 정책이 매우 완화되었다고 느낄 수 있었다. 나라마다, 지역마다 자국산 주류에 대한 자긍심이 대단하다. 경제위기 때마다 주류회사들은 자국민의 애국심과 애향심을 자극한다. 그리고 경제위기를 벗어나기 위해 자국의 주류산업을 활성화해야 한다고 외쳐 댄다. 제네바에서는 와인이, 베른에서는 맥주가 그리고 영국과 스코틀랜드에서는 위스키가 온 거리에 범람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예외는 아니어서 금년 8월부터 시행된 ‘전통주 등의 산업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국세청은 전통주 육성, 지원을 위해 각종 규제를 완화하였으며, 국세청에서 담당해 오던 전통주 진흥 업무를 농림수산식품부로 이관하였다.
 전통을 보존하고 세계적인 상품으로 육성한다는 명분으로 애국심과 애향심을 자극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ICAP가 원하는 매우 좋은 방향이다. 안전장치를 갖추지 않고 장려 정책만쓰게 되면, 전통주 육성과 농가소득 활성화라는 미명하에 지역주민들의 음주를 장려·조장하는 결과를 초래하여 수없이 많은 알코올 관련 사고와 사망 그리고 사회 문제가 발생할 것이다.결국 궁극적인 피해는 국민들에게 고스란히 되돌아오게 된다.
 1920년대에 서양인의 눈에 비친 우리나라의 관대한 음주 문화와 폭음 행태가 여전히 우리의 것으로 남아 있고, 더구나 예방할 적정한 제도 없이 국민의 ‘책임과 협력’만 강조하면서 전통주를 육성하겠다는 조처는 아직도 음주 문제를 심각한 것으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 증거이다.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전통주 육성이 아니라 주류소비에 대한 안전장치를 먼저 만드는 일이다.
 천성수
보건학 박사, 삼육대학교 보건복지대학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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