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달려라 하니 ! 최미경(대장암)
 달려라 하니 ! 최 미 경(대장암)

 병원에서 모든 의료행위를 사실상 접어버린 상태에서 낯설고 두려움만 서려 있는 이곳에 어렵게 찾아와서 4개월째 요양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며칠 왔다가 다시 항암제를 투여 받기 위해 퇴원을 하기도 했었는데 결국 복잡한 생각과 고민을 해결하고 에덴을 택하게 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볼 때 참으로 탁월한 선택이었으며 감사한 일이 아닐 수 없다.
 내가 이글을 쓰는 이유는 다른 환우도 마찬가지지만 나 또한 암과의 전쟁을 하는 환자로서 얼마 전부터 확실하게 바꾼 나의 투병의지를 간단하게 전하여 서로 힘을 얻는 데 도움이 되었으면 하는 마음이다.
 투병 전 일상을 즐기던 시절의 인터넷의 나의 닉네임은 ‘달려라 하니’였다. 어떤 고난과 역경이 있어도 웃으면서 이겨내고 그러면서 승리하는 순정만화의 주인공 ‘하니’의 이야기가 지금 내 모습이 되어야함을 깨닫고는 가끔은 혼자서 멋쩍은 웃음을 짓기도 한다. 그리고 적어도 이곳에서는 만화처럼 살아야 한다는 나만의 득도(?)의 체험으로 펜을 잡은 것이다.

 유월의 밤은 알싸한 나무 향이 난다.
 스쳐가는 바람에 몸을 맡기는 숲들이 가로등 불빛에 은은하게 흔들리는 밤, 잔잔한 나무들의 손길이 자장가처럼 포근하다.
 졸음 오는 눈꺼풀을 겨우 들고 내려다보는 하늘의 잔별들......모두가 잠들어 고요한 이곳에서 오늘 밤도 나는 휴대폰의 작은 불빛을 통해 하루의 일들을 적고 있다. 지칠 대로 지쳐버린 몸을 잠시라도 편안하게 누이고 싶었던 지나간 시간들......
 두 번의 수술과 스물일곱 번의 항암제 투여로 온몸이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처절한 나의 현주소, 그래서 지푸라기라도 잡아야했던 간절함으로 찾아 온 이곳 에덴은 깊은 산골만큼이나 낯설었고 이제는 정말 마지막을 위해 죽으러 온 사람처럼 그렇게 내내 서럽기만 했다.
 생각에 생각이 꼬리를 물던 첫날은, 여기까지 올 수 밖에 없었던 지난 시간들이 아프게 다가오며 잠을 이룰 수가 없었다.
 과연 내가 이곳에서 잘 해낼 수 있을까 무서웠고 살아서 나갈 수 있을까 겁도 났다.
 항상 소심하고, 눈물 많고, 나약했던 나 자신이었기에 중년의 나이임에도 불구하고 병과 싸워 이겨야 한다는 사실 자체가 힘겹고 버거웠다.
 하지만 살아야하기에 에덴에서의 하루를 시작하며 꽉 짜인 프로그램을 열심히 찾아다녔고 쓸데없는 생각들이 끼어들지 않게 열심히 생활했다.
 새벽 예배에 참석하고, 아침 체조시간에 따라하던 ‘꿍따리샤바라’는 아침 식사시간을 흥겹게 하는 동력이 되었다. 모래알 같이 껄끄럽기만 하던 현미밥을 이백 번 이상 씹고, 건강식으로 나오는 반찬을 보약이라 생각하며 맛있게 먹고 나서 산책로를 따라 환우들과 걷노라면 발걸음도 가벼이 잃었던 힘이 절로 솟아났다.

 두 달 전부터 하모니카를 배우고 한 달 전부터는 기타를 배우기 시작했다. 그리고 예전부터 도전해보고 싶었던 시를 짓기 위한 첫 걸음마를 시작했다. 처음에는 용기 없는 성격 탓에 선뜻 도전하지 못했었는데, “무엇이든지 마음만 제대로 먹으면 가능하다”는 열성적인 선생님 덕분에 틈틈이 노력해서 이제 하모니카 연주는 수준급(?)으로 변해가고 있다고 주변의 칭찬을 받게 되었고 지난5월27일 대강당에서 가진 발표회를 통해 하나님께 드리는 찬양이 얼마나 기쁜 일인지 알게 되는 경험도 하였다. 사실 발표하는 우리들도 노력한 만큼 '잘했다'고 만족스러워 했지만 지켜본 다른 환우들이 '너무 잘했다...정말 좋았다'고 할 때에 그동안의 노력과 수고에 대해 보람이 있었고 결국 암도 그렇게 넉넉히 이겨낼 수 있음도 믿게 되는 것이다.
 이렇게 하나 둘씩 자신감이 생기게 되니 다른 것에 도전하는 일도 어렵지 않게 되었고, 이제는 기타를 배우며 찬미를 부르는 시간이 어떠한 시간보다 행복하고 기대되는 시간이 되었다. 여유 시간, 특히 숯팩으로 찜질하는 시간 동안 동료와 함께 하모니카를 연주하다보면 다른 잡생각이나 투병에 대한 두려움, 의심들이 사라지고 오히려 다른 환우들까지 용기를 주게 된다. 진정 반백의 세월 동안 살아 온 나 자신과는 전혀 다른 자세와 강한의지의 삶을 살고 있는 것이다. 하모니카와 기타와 시를 배우는 일은 사실 뉴스타트의 원리와 일맥상통하는 것이고 그것을 통해 나는 진정한 건강을 배우며 익히고 있다고 자부한다.
 이것은 비단 나 뿐 아니라, 하모니카반의 대부분 환우들이 그러하다. 시작시간 전에 미리 와서 연습하는 일, 퇴원 후에도 먼 길을 마다않고 줄곧 오는 사람, 혹시라도 치료를 위해 결석을 하게 되면 안타까워하고... 잘하는 사람도 더딘 사람도 모두 즐겁고 신나게 참여하는 것을 볼 때 "암과 싸우지 말고,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기라"는 암 투병의 원리에 부합하는 것이 바로 이런 것이라고 자신 있게 이야기할 수 있다.

 2008년 작은 아이의 대장내시경을 위해 병원에 예약을 하면서 우연찮게 내 몸 안에서 자라고 있던 암세포를 발견하게 되었다. 작은 개인 병원이었던 그곳의 의사는 너무 늦게 왔다며 안타까워했다. 수술을 위해 서울대병원에 예약을 하고, 사흘 동안 내가 살아온 날들을 정리하기 시작하며 누군가를 원망하기보다 거의 포기에 가까운 날들을 보냈음을 시인한다.
 그래서 불과 수개월 전만 해도 사망의 깊은 늪 속에 두 발이 빠진 채, 한없는 나락으로 점점 추락해가던 내 삶에, 이제 이곳 에덴은 재생의 빛을 주었고 새 출발을 위한 소망의 줄을 선물했다.
 지금은 성경공부를 통해 하나님의 말씀을 다시금 바르게 깨우치면서, 또한 예수님의 사랑을 직접 실천해 나가는 에덴 가족들의 정성에 감동하면서 나 역시 내가 배운 참사랑을 누군가에게 전해야 한다는 사명감을 갖게 되는 요즘이기도 하다.
 그러는 가운데 이제는 암과의 전쟁이라는 처절하고도 무시무시한 숙제가 감히 ‘즐길 수 있는 휴가의 시간’이 되어가고 있음을 자신한다.
 언젠가 이곳에서 나가면 이제 내가 설 땅은, 남은 50 여 년(혹 70 년ㅋㅋ)의 시간은 예전으로의 회귀가 아닌 새 세상이며 새 삶이며 새로운 도전의 출발선이 될 것이다.
 이러는 내가 며칠 전부터는 드디어 어릴 적부터 무서워만 하던 배드민턴까지 배우고 있다.
 과연 나에게 불가능한 것이 무엇인지 나의 도전은 오늘도 계속되고 있다.
작성자 : 에덴요양병원        2011.06.02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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