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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보다 더 심각했던 마음의 병 - 양지현(아토피)
 에덴요양병원에 온지 만 16개월.
 지금은 직원인지, 환자인지 구분하기 힘들 정도로 좋아졌지만 나에게도 죽고싶을만큼 힘들었던 때가 있었다.
 대개 아토피는 음식만 가려먹으면 낫는 쉬운 병으로 생각하지만, 제 경험으로는 그렇지 않았다.

 2001년 고1때부터 조금씩 아토피의 증세가 보여 동네 피부과에서 치료받았으나 상태는 점점 안 좋아졌다. 하는 수 없이 신촌 세브란스병원으로 옮겨 좀 더 전문적인 치료를 받기로 했다. 병원에서는 스테로이드, 항히스타민제, 면역억제제를 사용하여 치료를 시작했고 계속되는 약물사용으로 피부는 얇아졌으며 몸의 면역체계는 돌이킬 수 없이 망가져 버렸다. 치료는 안 되고 오히려 더 악화되어 끊임없이 아토피로 고통당하던 중 2004년 말 임상실험을 하자는 의사의 권유에, 병원치료의 한계를 느끼고 한의원, 민간요법으로 전환하였다. 그러나 약을 끊음으로 생기는 리바운드현상은 얼굴을 포함한 상체 위쪽까지 걷잡을 수 없이 심각한 피부로 바꾸어버렸다.
 얼굴이 타는 듯 한 작열감, 상처로 인한 쓰라림, 참기 힘든 가려움에 반복적으로 긁다보니 얼굴이 부어 입 꼬리만 움직여도 피부가 찢어져 또 다른 고통을 유발시켰다.
 하지만 이런 육체적 고통보다 아토피로 인해 생긴 마음의 병이 나를 더 힘들게 했다. 어쩌다 병원치료를 받기 인해 외출 할 때면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나에게만 집중되는 듯한 느낌을 받아, 사람을 만나는 것이 점점 두려워졌다.
 어머니는 피곤을 무릅쓰고 매일 밤마다 나를 간호해주셨다. 긁지 못하게 하려는 어머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가려움에 미칠 듯이 긁다보면 상처가 나고 피가 흘러내렸다.
 그 후 밀려오는 후회와 자괴감은 나를 더없이 힘들게 만들었다. 한의원에 다니면서 식이요법을 비롯해, 알로에, 숯, 클로렐라 등 여러 가지를 치료방법들을 동원해보았지만 증상이 호전되지 않아 환경과 식단 및 생활을 바꿔주는 방법이 최후의 선택이라 판단하여 2008년10월11일 에덴요양병원에 입원하게 되었다.
 입원당시 등을 대고 눕기도 힘들었고 사람들을 똑바로 쳐다볼 수 없을 만큼 몸도 마음도 정상이 아니었지만, 회복되고 싶은 의지 하나만으로 에덴에 왔다.

 에덴에 오면서 결심한 것이 두 가지가 있었다.

 첫 번째는, '긁지 말자'
 아토피란 병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에 대하여 면역과정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유해물질을 몸 밖으로 내보내지 못하고 체내에 남게 되어, 과다하게 항체가 만들어져 피부를 통해 증상이 나타나는 병인데, 항원항체반응 과정에서 히스타민과 같은 가려움을 유발하는 물질이 생성된다. 때문에 현대의학에서는 항히스타민제, Tacrolimus라는 T임파구억제제 등을 처방하여 면역세포들을 활동하지 못하게 한다. 이러한 치료는 면역체계를 망가트리지만, 가렵지 않게 해주어 상태가 악화되지 않도록 하고 2차감염을 막는데 중점을 둔 치료다. 때문에 가려워도 긁지 않겠다고 마음먹고, 잠을 안자는 한이 있어도 가급적 긁지 않았다.

 두 번째는, '뉴스타트 하자'
 그동안 수많은 치료제들을 사용해도 호전반응이 없고 몸도 마음도 지친 나는 이 방법 외에는 의지 할 것이 없다는 생각에 식생활을 바꾸고 마음을 다스리는 뉴스타트를 철저히 실천하려고 최대한의 노력을 했다. 병원에서 제공되는 음식만 잘 씹어 먹고, 꾸준한 운동, 깨끗한 물 충분히 마시기, 그리고 마음에 평안과 확신을 주는 신앙생활도 치료의 절대적인 방법으로 생각하고 거부감 없이 열심히 생활하였다.

 병원 프로그램 또한 빠짐없이 참석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도움이 켰던 프로그램은 웃음치료였다. 아토피보다 더 심각했던 마음의 병이 많은 부분 웃음치료를 통해 치료되었다.
 어떤 병이든 마음이 건강해야 몸도 건강해지듯이, 웃음을 통해 긍정적인 마음과 나을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게 해 주었다. 나 자신이 치료의 주체가 되어 생활하다보니 시간이 흐를수록 깨끗한 피부로 재생되며 정상으로 회복되는 과정의 연속이다.

 이곳으로 나를 인도하여 주셔서 건강을 회복시켜 주시고 인생을 사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무엇인지를 깨닫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드린다.
 나중에 깨달은 것이지만, 하나님은 낫기 위해 믿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을 전적으로 믿고 신뢰하면 자연스럽게 치유를 경험하게 해주신다는 사실을 알게 해 주셨다.

 양지현(아토피, 25세)
작성자 : 에덴요양병원        2011.06.02 12: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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