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흑인 여자 대학원생으로부터 집집방문 경험담을 듣게 되었다. 지역사회 선교사업의 일환으로 두세 명씩 짝지어 한 달에 세 번씩 방문을 하는데 처음에는 거의 대부분의 집들이 문을 열지 않고 차갑게 거절을 하였다고 한다.  그렇지만 실망을 무릅쓰고 계속 방문하여 기도로 도울 일이 있는지 물어보며 대화를 시도하였더니 거듭 거절하였던 여러 집에서 문을 열고 그들의 어려움을 털어놓고 이야기를 하고 가까워지게 되었고 기도 등 여러 방법으로 돕고 가까워지게 되었다고 한다.

나는 이러한 이야기를 들으면서 실패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가가 성패(成敗)를 좌우하는 요소임을 다시 한번 느꼈다. 여러 해 전에 오랜 어려움을 겪으면서 간절히 평안과 구원의 길을 찾다 얻게 된 깨달음은 ‘인생에서 진정 중요한 것은 어떤 어려움을 겪느냐 아니라 그 어려움을 어떻게 바라보고 어떻게 대처하는가’ 라는 것이었다.

세일즈 등 비즈니스의 성공 역시 실패와 좌절을 통해 성공하는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성공한 비즈니스 우먼 박형미 화진화장품 부회장은 베스트셀러가 된 그의 책 ‘벼랑 끝에 나를 세워라’에서 다음과 같이 말한다. “성공의 꽃은 실패의 눈물 속에서 핀다. 실패의 경험은 소중한 것이다. 비록 성공하지는 못했어도 적어도 자신이 실패한 문제에 대해서는 그 사람만이 가진 소중한 경험과 노하우가 이미 축적돼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은 실패의 경험은 돈이나 시간을 주고도 살 수 없는 대단한 가치를 지니는 것이다”.  

이와 같이 성공한 사람들은 보이지 않는 많은 실패와 좌절의 경험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들이 다른 점은 그것에 좌절하지 않고 일어나 다시 도전했다는 점이다. 그들에게는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가 되어 역경이 오히려 그들을 돕는 역할을 하게 된 것을 흔히 볼 수 있다.
올해 들어 한국으로부터 불행한 자살 소식을 자주 접하게 된다. 한 과학고 학생회장이 자살한 데 이어, 명문고에 재학 중인 한 학생의 일가족 3명이 자동차에 불을 지르고 집단자살했다. 또한 우등생 딸을 둔 한 어머니가 재수한 딸이 명문대 진학에 실패한 것을 비관해 분신자살한 사건이 있었다.

나는 이러한 일들을 실패에 대한 그릇된 관념에 기인하였다고 생각한다. ‘인생에 연습은 없다’고 생각하고 한두번의 승부가 인생의 승패를 좌우한다고 믿는다면 단 한번의 실패로도 인생을 저버릴 수 있는 것이다.
몇해 전부터 일본으로부터 시작한 ‘실패학’(失敗學) 붐이 한국에도 일고 있다. 실패학의 목적은 실패의 가치를 새롭게 조명하여 실패를 알고, 실패를 극복하고, 실패를 통해 더 큰 성공을 창조하는 것이다. 실패학을 유행시킨 ‘실패학’이라는 책을 저술한 하타무라 요타로 교수는 “실패는 기묘한 속성을 가지고 있다. 감출수록 커지고 악화하다가도 일단 드러내기 시작하면 성공과 창조를 가져온다”고 한다.
미국에서는 이미 실패를 학습대상으로 삼은 지 오래이다. 특히 누구도 쉽게 할 수 없는 실패를 경험한 사람은 인기 강사로 너도나도 모셔가려 한다. 실패의 가치를 아는 사람으로 흔히 IBM의 설립자인 톰 왓슨 회장을 꼽는다. 그는 한 젊은 저널리스트로부터 남들보다 빨리 훨씬 큰 성공을 얻은 비결에 대한 질문을 받고는 “남들보다 두 배나 빨리 실패를 해보아야 한다. 성공과 실패는 동전의 양면이기 때문이다” 고 대답하였다.

그러면, 실패를 궁극적으로 성공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어떻게 하는 것이 좋을까?

첫째, 실패에 대한 변명을 버려야 한다. 실패자의 길은 언제나 왜 어떤 일은 할 수 없는지 들려주겠다는 비겁한 사람들로 북적인다. 그들보다 능력이 뒤떨어진 사람 뒤에 쳐져서 변명을 늘어놓는다. 자신의 선택에 대해 자신이 책임질 수 있어야 한다. 그래야 실패를 통해 배우고 성장할 수 있다.

둘째, 실패에 대한 두려움을 버려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실패를 두려워 하여 도전하지도 못한다. 그런 사람들은 창의적이 될 수 없고 남들이 못하는 위대한 업적을 이룰 수도 없다. 시도해 보고 실패하는 것이 시도해 보지도 못하는 것보다 낫다. 삼중고(三重苦) 장애자 헬렌 켈러를 지도하여 훌륭한 인물로 양성한 설리반 선생은 헬렌 켈러에게 늘 다음과 같은 말을 되풀이했다고 한다. “시작하고 실패하는 것을 계속하라. 실패할 때마다 무엇인가 성취할 것이다. 네가 원하는 것은 성취하지 못할지라도 무엇인가 가치 있는 것을 얻게 되리라.” 도전하여 실패하는 것이 도전하지도 못한 것보다 훨씬 많은 것을 얻는다.

셋째, 실패의 경험에서 좋은 것을 취하여야 한다. 어느 날, ‘발명왕’ 토마스 에디슨이 전구를 연구하고 있을 때 한 신문기자가 물었다. “아니 2천 번이나 실험하고서도 아무 것도 발견하지 못했다니 헛수고를 한 셈이군요?” 그러자 에디슨은 말했다. “헛수고라니요? 천만에요. 나는 전구를 만들 수 없는 방법을 2천 가지나 발견해냈습니다.” 즉, 그는 실패에서 부정적인 면이 아닌 긍정적인 면에 초점을 맞춘 것이다.

넷째, 끈기가 있어야 한다. 영국의 뛰어난 정치가인 윈스턴 처칠은 옥스포드 대학에서 졸업식 축사를 하게 되었다. 연단에 올라간 그는 힘있는 목소리로 첫마디를 뗐다. "포기하지 마라!" 그러고는 처칠은 다시 한번 큰 소리로 이렇게 외쳤다.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그리고는 연단을 걸어 내려왔다. 청중들이 숨죽여 조용한 가운데 축사는 마친 것이다. 목표를 이루기까지 결코 포기하지 않는 끈기는 성공의 필수적 요소이다.

다섯째, 실패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아야 한다. 실패자들은 곤란을 당하면 영원한 것으로 여기지만 성공자들은 어려움을 일시적인 것으로 본다. 예를 들어, 금연자들은 금연성공까지 평균 4-5회 실패한다. 그러므로 전문가들은 실패를 궁극적인 금연성공으로 가는 정상적인 과정으로 간주하라고 조언한다. 실패를 장기적인 안목으로 보면 시련이 달리 보인다. 하나님을 믿는 믿음을 가진 이들은 영원한 관점을 가지고 최악의 실패로 보이는 경우에도 오히려 기뻐하고 즐거워할 수 있다. 그들은 더욱 용감하게 도전하고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아야 할 것은 하나님의 약속과 같이 "의인은 일곱 번 넘어질지라도 다시 일어날 것이기 때문이다." (잠24:16).

영감 받은 종교저술가 엘렌 G. 화잇은 다음과 같이 기록한다. “하나님께서 어떤 자들에게는 실망과 또는 실패에 빠진 듯한 형편을 당하게 하심으로 훈련하신다. 그것은 그들이 어려움을 극복하는 법을 알게 하시려는 것이다. 또한, 하나님께서는 그들의 마음 속에 모든 명백한 실패의 경험을 성공으로 변화시키고자 하는 결심을 넣어 주신다. 사람들은 흔히 앞길에 놓인 고난과 장애물을 인하여 울며 기도한다. 그러나, 처음에 가졌던 확신을 끝까지 변치 않고 나가면 하나님께서 그의 앞길의 방해물을 제하여 주실 것이다. 성공은 분명히 이겨내기 어려운 곤란과 싸움으로 얻어지는 것이며, 이러한 성공에는 말할 수 없는 큰 기쁨이 따르게 된다 (복음교역자, 269).

하나님은 가장 큰 실패와 절망과 혐오의 상징인 십자가도 가장 큰 성공과 희망과 존귀의 상징인 십자가로 변화시키신 분이시다. 하나님의 뜻이 분명하다면 그것이 어떤 실패와 손실을 가져오는 것 같아 보일지라도 그것을 택하여 전진하도록 하자. 세상뿐만 아니라 천국도 실패를 무릅쓰고 도전하는 이에게는 그 문을 열어준다. 천국은 침노하는 자의 것이기 때문이다 (마11: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