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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미의 지하 공동묘지 과학으로 세상을 봐요 | 2005년 9월호 40쪽
 
 로마 시내와 그 주위에는 45개의 지하 공동묘지가 있는데, 그중 유명한 것이 성 칼리스토, 성 세바스티아노, 도미틸라 지하 묘지이다. 지하 공동묘지(카타콤베)는 어원적으로 라틴어의'Catacumbas'에서 파생했는데'무덤으로 내려가는 주위'라는 뜻이다. 이 장소를 기독교인이 묘지로 사용한 것은 1~4세기로, 복잡한 지하 통로는 거의 묘지자리로만 사용되었다. 외부에서도 식별 가능한 입구가 여러 군데 만들어져 있었으며 이는 기원후 250년 데치오 황제 시대까지 사용되었다. 지하 묘지라는 뜻의'카타콤베'라는 말은 원래 성 세바스티아노 지하 묘지에만 쓰였으며,다른 지하 묘지들은 초창기에 그리스어'키미티리온'(Koimeterion:침실 혹은 안식처)에서 비롯된'묘지'라는 뜻의'치미떼로'(Cimitero)라는 말로 불렸다.
 로마에 있는 지하 공동묘지는 대부분 기독교인의 것이지만 이교도와 유대인의 것도 있다. 당시 기독교 신자들은 대부분 빈민층이거나 노예 출신이었기 때문에 비용이 많이 드는 지상 묘에 묻힐 수 없었으며,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예수가 묻힌 것처럼 아마천에 덮여 돌을 파서 만든 관에 매장되기를 원했다. 그리하여 초창기 기독교 신자들은 지하에 묘소를 썼고 필요에 따라 지하 깊은 곳에 내려가게 되어 지하 5, 6층에 공동묘지가 생기게 되었다.
 고고학자들은 지하 공동묘지를 형성하고 있는 땅굴의 총 연장길이는 약 900킬로미터이며, 300여 년 동안 약600만 구의 시신이 매장되었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로마법에 의하면 묘지는 함부로 침범할 수 없는 성역으로 간주했기 때문에 당시 기독교 신자들은 박해를 피해 지하에 마련된 공동묘지의 미로로 피신할 수 있었다. 지하 묘소는 양쪽 벽면에 시신이 들어갈 수 있는 크기의 장방형 모양으로, 로마에 있는 지하 공동묘지들의 구조는 모두 동일한데, 조금 넓은 공간을 만들어 종교의식을 행하기도 했다.
 
개미의 건축술
 곤충 중에서 개미는 이처럼 지하 공동묘지를 만들어 동료의 시체를 보관한다. 개미가 물리적 환경에서 당면하는 최대 위험은 지나친 더위나 추위 또는 물에 빠져 죽는 일이 아니라, 수분이 부족해 탈수증으로 죽는 것이다. 건조한 공기에 적응한 개미 종(種)도 있지만 대부분의 개미 종은 군서 생활을 할 때 외부 공기에 노출될 때보다 습도가 높아야 한다. 개미는 아주 건조한 공기에 노출되면 몇 시간 안에 탈수로 죽을 수밖에 없기 때문에 지하에 그들의 왕국을 건설하기로 마음먹었다. 지하는 습도가 알맞게 유지될 뿐 아니라 온도 조절도 용이하기 때문이다. 또한 그들은 땅 속에서 집의 습도를 조절하는 여러 가지 기술이 있다.
 땅 속에 건설된 개미집의 구조를 보면 정말 과학적이다. 그들은 땅 속 생활에 완전히 적응하면서 주위 온도를 시간마다 조절할 수 있는 특별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바위 밑이나 땅바닥에서부터 수직으로 땅을 파 들어가거나 썩어가는 나무의 껍질 밑 공간에서부터 목재 속으로 또 이 목재의 표면에서 흙과 마주치는 나무 부분을 관통하는 식으로 집을 건설하기를 좋아한다. 이러한 기하학적 설계 방법으로 건설된 집들은, 일개미들이 집 안에서 알과 애벌레 및 번데기들을 잘 성장할 수 있는 따뜻하고 쾌적한 방으로 수시로 옮겨 놓을 수 있기 때문에 양육에 편리하다. 대부분의 개미 종은 섭씨 25~35도만 유지되면 알에서 부화해 유충에서 성충으로 성장할 수 있는 것이다.

기능적 방들로 이루어진 개미집
 개미집에는 여왕개미가 알 낳는 방, 먹이를 저장하는 방, 알을 돌보는 방, 애벌레를 기르는 방, 번데기들을 위한 방, 수개미가 모여 있는 방 등 방 여러 개가 터널로 연결되어 있어서 칠흑같이 어두운 곳에서도 일개미들이 더듬이를 이용하여 수시로 드나들며 알, 유충, 번데기를 돌볼 수 있다. 이들은 습도에 민감한 알과 애벌레를 습도가 더 높은 방으로 옮기는가 하면, 번데기는 보통 가까이 있는 건조한 곳으로 옮긴다. 건조한 곳에서 사는 개미들은 탈수 위험 때문에 가까운 곳의 식물에서 이슬 방울을 모으거나 수원지에서 물을 얻느라 끊임없이 여행을 한다.
 축축한 흙이나 썩은 나무에 자리잡은 집들은 무수히 많은 세균과 곰팡이의 이상적인 온상이 되어 개미의 건강을 해칠 우려가 높다. 그런데도 이런 곳에서 사는 개미 군서는 세균이나 곰팡이에 감염되는 일이 거의 없다. 개미들은 옆가슴샘에 세균과 곰팡이를 죽이는 물질을 가지고 있어서 곰팡이와 세균에 감염되지 않고 잘 살 수 있다.
 독자들이 이 글을 읽는 몇 분 사이에도 30명의 사람이 죽는가 하면, 개미 5억 마리가 죽어가고 있다. 공원 공동 묘지나 화장터에는 매일같이 장례행렬이 줄을 잇는다. 개미는 보통 5~15년 정도 살지만 개미의 종과 계급에 따라 수명이 다르다. 개미는 수명을 다했거나 질병에 걸렸거나 허약해져서 자연사한 경우도 있지만, 개미집의 일부 또는 집 전체가 무너져 집단으로 죽는 경우도 허다하다.

개미들의 놀라운 장례 문화
 개미집에서 개미가 죽으면 그 시체는 어떻게 될까? 우리생각으로는 죽은 장소에 그대로 버려진 채로 부패할 것 같지만 그렇지 않다. 초기의 개미학자들이 개미집을 수직으로 절단하여 유리벽을 세운 다음 개미의 집 구조를 관찰하다가 소스라치게 놀랐다. 개미들이 만들어 놓은 여러 개의 방 중에 시체만 모아 놓은 방을 발견했기 때문이다. 이것은 개미들의 지하 공동묘지였는데 이곳에 죽은 개미들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었다. 금방 죽은 듯이 보이는 죽은 개미들을 여러 마리의 개미가 함께 물고 이동하는 장면을 보고 있노라면 슬픔에 가득찬 개미들의 울음소리가 들려오는 듯하다. 이들이 묘지에 도착하여 시신을 정리하는 모습은 정말 눈물겹다.
 이들이 동료의 죽음을 어떻게 받아들이는지는 아직 과학적으로 밝혀진 바가 없다. 그러나 사람들이 미물로 생각하는 개미들이 이러한 장례 문화를 오래 전부터 가지고 있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개미들이 로마의 지하 묘지를 본다면 인간들은 만물의 영장이라며 항상 큰 소리를 치고 있지만 너희는 우리 개미들이 해 놓은 일만 따라하느냐고 박장대소할 것 같다.
 김병진
영국 육상생태학연구소 교환 교수,원광대 생명과학부 교수,한국곤충학회장, 한국동물분류학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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