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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채(芹菜, 미나리) - 이모저모 건강에 쓸모가 많은 식물 |
약초와 건강 | 2010년 11월호 9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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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근채(芹菜, 미나리) - 이모저모 건강에 쓸모가 많은 식물
근채 이외에도 수영(水英), 수근(水芹), 채근(採根)이라고 불리는 미나리(Oenanthe javanica)는 미나리과(산형과 Umbelliferae)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로 물가나 습지에서 자란다. 키는 보통 50~80센티미터이고 잎은 어긋나며 우상복엽이고, 낱낱의 잎은 난형으로 둔거치(톱니)가 있다. 여름에 복산형 꽃차례에 희고 작은 꽃이 핀다. 잎과 줄기에 독특한 향기가 있으며 습지가 아닌 맨땅이나 산에 자라는 미나리는 이보다 키가 작으며 붉은 기운이 돌고향이 더 강하다.
미나리를 먹기 시작한 때는 약 3천 년 전으로 추정한다. 중국에는 <시경>에 기록이 나오고 우리나라는 <고려사> ‘열전 반역 임연조(列傳 反逆 林衍條)’에 근전(芹田)이라는 단어로 미뤄 고려시대부터 식용되었음을 알 수 있다. 미나리는 독특한 풍미가 있는 알칼리성 식품으로 주로 생채소나 살짝 데친 나물 또는 찌개에 넣어 즐긴다. 특히 입맛을 잃었을 때 미나리 강회를 만들어 초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입맛이 돌아오며 약용 효과도 아주 우수하다. 영양성분(100그램)을 살펴보면 다량의 수분, 단백질 2.1퍼센트, 지방 0.9퍼센트, 당질 0.8퍼센트,섬유질 0.7퍼센트 그밖에 칼슘 32밀리그램, 인 18밀리그램, 철분 4.1밀리그램과 함께 비타민 A, B1, B2, C 등을 다른 식물에 비해 풍부히 함유하고 있다.
약효성분으로 항(抗)혈액응고 작용이 있는 쿠마린(coumarin)이 함유되어 있어 혈액 순환을 도와 혈압을 내리고 해열 작용과 진정 효과도 나타낸다. 또 다른 물질은 관상동맥을 확장하여 심장을 튼튼하게 해 주는 역할도 하며 항균 작용,소염 작용도 하고 잠을 잘 오게 하는 최면 작용도 있다. 피를 맑게 함으로 적당량의 녹즙으로 간 기능도 활성화되고 알맞게 먹으면 변비도 제거되고 피부도 좋아지며 미용에도 아주 좋다. 특히 향이 나는 정유 성분 중 독특한 미리스티신(myristicin)은 주로 신경 안정 작용을 한다. 동물실험에 따르면 이 정유성분이 바르비트루산류(barbiturates)의 수면 작용을 거의 2배나 연장시켜 주는 강한 효과를 나타냈다. 최근에는 다당체로 인해 혈당 수치 조절 및 각종 암 예방 효과도 밝혀지고 있다.
예부터 한방에서는 잎과 줄기를 수근(水芹)이라는 약재로 사용해 왔다. 고열로 가슴이 답답하고 갈증이 심할 때에 열을 내려 주며 술 마신 뒤에 생긴 열독에도 효과가 있고 이뇨 작용이 있어 부기를 빼 주며 여성의 붕루(생리혈이 넘쳐 엉기는 증상), 대하(자궁에 생기는 증상)에도 좋으며 강장과 해독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왔다. 동의보감에도 번갈(煩渴)을 멎게 하고 정신을 맑게 하며 정(精)을 보충해 주고 살찌고 건강하게 한다고 한다. 민간요법으로 소변에 출혈이 있을 때나 소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 황달이나 어린이 급체에, 목이 아플 때, 월경불순에 달여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끝으로 건위 작용도 있어 식욕을 돋우며 장 활동을 활발히 하여 숙변 제거 작용도 있어 평소에 적당량을 자주 먹으면 건강 유지에 큰 도움이 된다. 미나리는 맛 좋은 약용성 건강식품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오염과 질병이 많은 환경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네 식탁에 당장이라도 올릴 것을 권할 만하다.
약학 박사, 삼육대 약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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