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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과 생색 권두칼럼 | 2010년 8월호 4쪽
 애호박과 칼국수
 지난봄 마당 앞의 텃밭 귀퉁이에 호박 모종을 심은 게 덩굴이 제법 한 발이 넘게 자랐다. 애호박이나 한 개 열리면 출출할 때 칼국수 한번 해 먹으면 좋겠다는 생각에 심어 둔 것인데 열릴 듯하다가도 가뭄에 마르고, 또 내렸다 하면 이틀 사흘 내리는 비 때문에 제대로 결실을 못하더니 이제 겨우 칼자루만하게 자라서 반들거리는 게 여간 입맛을 돋우는 게 아니다. 오늘처럼 비 갠 후의 청량한 날씨에 앞뒷문 활짝 열어 놓고 앞산의 싱싱한 녹음을 보며 칼국수 말아서 먹는 맛이 괜찮겠다 싶어 호박을 따왔다. “여보 호박 참 예쁘지?”라고 어깨를 으쓱거리며 칼국수나 해 먹자고 부탁했더니 선선히 나선다. 햇감자 삶아서 걸쭉한 국물을 내고 금방 따서 물이 뚝뚝 떨어지는 애호박 다져 넣고 칼국수 끓이는 동안 앞산 어딘가에서 느린 장단으로 우는 멧비둘기 소리가 들린다. “맛이 어때?” 하고 묻는 아내의 얼굴에 좀 생색을 내고 싶은 모습이 역력하기에 “지금까지 먹어 본 칼국수 중에 최고네!”라고 답했더니 얼굴에 만족한 미소가 가득 번진다.

 100번째 손님
 어느 시장 골목에 자그마한 칼국수 집이 하나 있었던 모양이다. 점심때가 조금 지나서 이 가게에 열두어 살쯤 되어 보이는 어린아이 하나가 할머니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 그러고는 앞치마에 손을 닦는 주인아주머니에게 칼국수 값을 묻는 것이었다.대답을 들은 아이는 손에 꼭 쥐고 온 동전을 탁자 위에 세어 놓으며 “할머니, 두 그릇은 안 되겠고 한 그릇 값은 되니까 내가 사 드릴께.” 하고는 한 그릇을 주문했다. 손님이 많지 않아서 음식은 그리 오래 기다리지 않고 나왔다.
 음식을 보자 할머니는 손자에게 밀어 주면서 “어서 먹어라.아침도 제대로 못 먹었으니.” 그러면서 미소가 가득한 눈으로 손자를 바라보았다. 그러자 손자는 손을 흔들며 국수 그릇을 할머니에게 밀어 놓았다. “할머니가 잡수세요. 할머니 사 드리려고 제 저금통을 다 털었잖아요.” 이렇게 서로 밀거니 당기거니 하면서 국수가 식어 가는 것을 본 주인아주머니가 다가가 이렇게 말했다. “얘야, 걱정 마라. 내가 깜빡했구나. 오늘 할머니가 우리 집에 100번째 오신 손님이거든. 그래서 100번째 손님에게는 공짜로 한 그릇을 준단다. 한 그릇 더 줄 테니 잠깐만 기다려.” 그리고 안을 향해서 소리를 질렀다. “여보, 여기 100번째 손님에게 칼국수 한 그릇이요.”
 무슨 영문인지 모르는 할머니와 손자는 칼국수 한 그릇씩을 맛있게 먹고 갔다. 그로부터 한 두어 주쯤 지났을까 점심때가 되어서 밖을 내다보니 낯이 익은 아이와 할머니가 건너편 가게앞에 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 아이는 가로수 밑에 있는 자갈을 한 줌 가져다 놓고 이 집에 들어오는 손님을 세고 있었다. 백 번째 손님을 세고 있는 게 틀림없었다. ‘어이쿠 이걸 어쩌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점심때가 다 되어가는데 손님은 100명을 채우려면 한참 남아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런 속도로 100명을 채우려면 해 넘어 가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주인은 바쁘게 동네 친구, 동창, 친척 등 사방에 전화하기 시작했다. 이러이러한 일이 있는데 빨리 와서 오늘만 100명을 채워 달라고 사정했다. 사람들이 몰려왔고 100명이 가까이 왔을 때 아이는 할머니 손을 잡고 당당히 들어서는 것이었다. 그러고는 자랑스럽게 “할머니, 오늘은 내가 내는 거예요. 제가 100번째 손님이거든요.” 그러고는 주인에게 “아줌마, 제가 100번째 온 거 맞지요? 제가 저 건너에 앉아서 세어 봤거든요.” 아주머니의 입에서는 별로 망설일 것도 없이 “그래 맞다. 어쩌면 그렇게 꼭 맞추어서 왔니. 네가 꼭 100번째구나.”라고 홀 안이 다 들릴만큼 큰소리로 대답했다. 불려 온 손님들도 모두 흐뭇한 모습으로 이 두 사람을 훔쳐보며 맛있게 점심을 먹고 돌아갔다. 그런데 놀라운 일이 벌어졌다. 그 다음부터 이 집에는 생각지도 못한 손님들이 꾸역꾸역 몰려오는 것이었다. 그 다음 날도 또 그 다음 날도 그 집에는 계속해서 손님이 100명이 아니라 200명씩 오는 것이었다(TV 동화 행복한 세상에서).

  남이 알지 못하게 하면서도 진심으로 남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너도나도 나서서 돕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을 진정으로 따뜻하게 하는 힘이다.

 친절과 생색
 사람이 남의 기분을 상하지 않게 돕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물질적 도움보다 마음으로 받는 상처가 더 큰 경우에는 조금도 고맙게 여기지 않기 때문이다. 칼국수 두 그릇 값을 제대로 내지 못하는 아이지만 그 당당하고 싱싱한 태도가 너무 귀엽지 않은가. 기분을 상하지 않고 당연히 받아야 할 대접을 받는 것으로 꾸며 내는 주인여자의 기지(機智)가 참 아름답다. 더구나 이웃과 친구들을 동원해서까지 아이의 자존심에 상처 내지 않으려는 배려는 여간한 예의를 갖춘 사람이 아니고는 엄두를 낼 수 없는 일이다. 남이 알지 못하게 하면서도 진심으로 남을 돕는 아름다운 마음은 사람을 감동시키는 힘이 있다. 그래서 너도나도 나서서 돕고 싶었을 것이다. 그것이 사람 사는 세상을 진정으로 따뜻하게 하는 힘이다.

 생색내는 것은 싫어요
 사람들은 어린아이의 재롱을 빼고는 생색내기 좋아하는 사람을 싫어한다. 실속은 없으면서 자신의 입장만 초라하고 비참해지기 때문이다. 정치인 중 구호나 생색내기로 인기를 이어 가려고 하는 경우가 있지만 국민은 그런 사람을 오래 마음에 두지 않는다. 사람을 업신여기고 우롱한다고 생각하면 화내지 않을사람이 없다. 가난한 사람들일수록 생색내기 구제에 염증을 느낀다. 남의 도움을 받아 본 사람일수록 진심과 생색의 차이를 분간해 내는 감각이 매우 발달하기 때문이다. 거창한 광고를 해놓고 들여다보면 실속 없는 상품에 대해서 고객들은 짜증을 낸다. 그래서 두 번 다시 찾지 않는 고객이 가장 무서운 사람들이다. 말만 번지르르하고 생색 잘 내는 친구는 가까이 하고 싶어하지 않는다. 별로 믿음직스럽지 않기 때문이다. 생색뿐인 친절은 두고두고 기분을 씁쓸하게 한다.
 연전에 민간차원에서 북한 동포를 돕는 모임에 참석한 적이 있다. 그동안 북한을 여러 번 다녀온 분의 말로는 그곳 사람들이 가장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남한 사람들의 유별난 생색내기라는 것이다. 구호물자를 좀 가지고 가서 도움을 받는 북한 인민들을 줄지어 세워 놓고 냅다 사진을 찍어 대는 것에 강한 거부감이 있다는 말이다. 그럴 것이다. 꾀죄죄한 모습으로 구호물자를 받는 자신들의 모습이 온 세상에 알려진다고 생각할 때 주민은 물론이지만 북한 당국자들의 자존심에 적지 않은 상처가 될 것은 자명한 일이다. 전달하는 사람 입장에서야 그런 사진이 있어야 홍보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자존심이 발걸레처럼 구겨지는 느낌일 것이다.
 후배 한 사람은 지금껏 10여 년 가까이 매달 한 번씩 북한에 드나들면서 농사를 돕고 있다. 정치적으로 어려운 상황에서도 이 사람만은 북한을 드나드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농기구나 씨앗, 농자재를 사 가서 그들과 함께 여러 날씩 동고동락(同苦同樂)하면서 깊이 정이 들었기 때문이다. 근래에는 몇몇 지인(知人)의 도움을 얻어 작은 모임을 만들기도 했다. 우물 파 주기,치과 진료, 농지 및 농수로 정비 등 그야말로 자잘한 마을 일을 돕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직접 땀을 흘리지 않으면 안 되는 일이다. 우물 파는 일은 물이 나오지 않으면 어쩌나 가슴 졸이며 하는 일이어서 주민들과 함께 애를 태우는 때가 한두 번이 아니란다. 그렇게 가슴을 졸이다가 물이 터졌을 때는 함께 얼싸안고 춤을 추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진심으로 일하는 모습에 북한농민들의 깊은 신임을 얻고 있어서 이제는 아주 형제와 같은 대우를 받는다고 한다. 그가 북한에 갈 때마다 그곳 농민들은 좀 더 자주 안 온다고 불평을 한다는 것이다. 결코 생색내려고 물건 가지고 가서 사진 한 장 찍어 온 적이 없다. 분단국이라는 상황에서 사상이나 이념의 벽이 왜 없으랴만 그런 것에 흔들리지 않고 오직 사람을 소중히 여기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는 북한 농민들의 마음으로부터 사랑을 받아 그런 골을 메워 가고 있는 것이다.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
 진실한 선행은 생색내려 하지 않는다. 그래서 예수께서는 “너는 구제할 때에 오른손이 하는 것을 왼손이 모르게”(마태복음6장 3절) 하라고 당부하신다. 동네방네 소문내려고 착한 일 하는 것은 하나님께 칭찬 들을 일이 못 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리스도께서는 “그러므로 구제할 때에 외식하는 자가 사람에게 영광을 얻으려고 회당과 거리에서 하는 것같이 너희 앞에 나팔을 불지 말라 진실로 너희에게 이르노니 저희는 자기 상을 이미 받았느니라”(마태복음 6장 2절)고 타이르신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주 자신이 행한 선한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말라고 당부하셨다. 소경의 눈을 뜨게 하신 후에도 (마태복음 9장 30절), 문둥병자를 고쳐 주신 후에도(마태복음8장 4절), 죽은 아이를 살려 내신 후에도, “아무에게도 말하지 말라”(누가복음 8장 56절)고 하셨다. 진실한 선행은 광고효과를 일부러 내려고 하지 않아도 알려질 만큼 알려진다는 것을 가르치려는 뜻이었을 것이다.
 진실한 선행은 그것을 받는 사람에게 축복이 될 뿐 아니라 베푸는 사람에게도 복이 되어 돌아온다. 돈만 버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마음을 얻어 그들의 사랑을 받고 지지(支持)를 받는 것만큼 큰 복이 어디 있으랴. 그래서 예수는 “주라 그리하면 너희에게 줄 것이니 곧 후히 되어 누르고 흔들어 넘치도록 하여 너희에게 안겨 주리라 너희의 헤아리는 그 헤아림으로 너희도 헤아림을 도로 받을 것이니라”(누가복음 6장 38절)고 약속하셨다. 그것이 칼국수 집 주인이 받은 복이다. 따뜻한 마음과 이웃에 대한 배려가 담긴 칼국수 한 그릇도 얼마든지 세상을 따듯하게 할 수 있는 것이리라. 칼국수는 역시 집에서 끓여 먹는 아내표 칼국수가 최고다. 요란스럽지 않아도 정성이 가득 담겨 있기때문이다.
 전정권
본사 편집국장(editor@sijos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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