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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 엄마! 나를 살맛 나게 하는 힘 |
양육 체험 수기 | 2010년 8월호 33쪽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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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가 처음 장애진단을 받았던 서울대학교 소아정신과 박사님 말씀이 생각납니다.진호가 4살이었고 저는 스물아홉 새내기 엄마였지요. 그런 제게 ‘엄마의 역할’이라는 박사님 말씀은 크나큰 부담이 아닐 수 없었습니다. ‘엄마가 어떻게 하느냐에 아이 장래가 달려 있다.’라는 말씀과 ‘엄마는 엄마로서의 역할만 잘하면 된다.’라는 어쩌면 간단명료한 이 두 마디는 기나긴 세월 동안 마치 거대한 바윗덩이처럼 제 가슴을 무겁게 짓눌러 왔습니다. 세월이 흐르고 인생의 고비를 수없이 넘기면서 마치 선문답과도 같았던 박사님 말씀속에 담긴 심오한 진리를 깨달을 수가 있었지요. 이 세상에 진호가 좋아하는 것을 줄수 있는 사람은 얼마든지 있지만 진호에게 좋은 것을 줄 수 있는 사람은 엄마뿐이라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 ‘엄마 역할’의 중요성을 피부로 느끼기 시작했습니다. 비단 장애가 있는 아이에게만 국한되는 말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장애가 있든 없든 아이의 진정 행복한 미래를 위해 가슴속 뜨거운 사랑을 감춰 둔 채 때론 냉정하고 단호하게 대할 수밖에 없는 것이 바로 엄마의 사랑이고 그러기에 원자폭탄이 떨어져 지구가 멸망한다 해도 끝까지 살아남는 것 중 하나가 엄마의 사랑이라고들 합니다.
아픔을 극복한 이 세상 모든 것은 다 아름답습니다. 역경을 이기고 고난을 헤쳐 나온 모든 것은 값집니다. 폭풍 후 태양이 더 찬란하게 빛나고 장마 후 하늘이 더 맑고 높듯이 엄마의 사랑만이 망망대해의 험난한 파도를 넘을 수 있는 강력한 힘이 됩니다.
‘때론 아프게 때론 달콤하게’라고 쓴 제 핸드폰 문자 슬라이드를 물끄러미 들여다보면서 다시 한번 흐트러졌던 제 마음을 다잡습니다. 오늘이 처음 시작하는 날이라는 생각으로 말이지요. 결혼과 출산으로 ‘나’라는 존재를 잃고 살아간다고 낙담하는 이 세상의 모든 엄마에게 자신에게 주어진 ‘아무개 엄마’라는 유일한 역할을 잘 감당해 내자고 다시 이야기해 주고 싶습니다. ‘진호 엄마’, 참으로 저를 살맛 나게 하는 저의 또 다른 이름입니다. 힘들고 지쳐 쓰러지고 싶을 때마다 갈 길을 잃어 방황할 때마다 높이 쏘아 올린 조명탄처럼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해 주는 힘이기 때문입니다. 자식 문제로 견딜 수 없을 것 같은 낙담과 시련 속에 있는 이들이 있다면 시들지 않는 희망을 품고 앞을 향해 나아갈 수 있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그리고 꿈을 이루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용기 있는 여러분을 진심으로 사랑합니다.
※ 사진설명 : 희망 마라톤 참가 후 황영조, 장윤창씨와 함께한 우리 가족 ※ 진호 엄마 유현경 씨가 양육 체험 수기를 마치면서 <가정과 건강>에 보내는 희망 편지
유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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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호 엄마, <진호야 사랑해> 저자, 아들이 물살을 가르는 곳이라면 어디든지 함께한다. 아들 진호는 2005년 9월 6일부터 10일까지 체코에서 열린 세계장애인 수영선수권대회 배영 200미터 종목에서 2분 28초 05의 종전 세계기록을 3초 16이나 앞당긴 2분 24초 49라는 놀라운 기록으로 금메달을 획득하였고, 배영 100미터에서는 동메달, 자유형 200미터에서는 은메달을 획득하였다. 2003년 제19회 장한 어버이상, 한국장애인수영연맹 정신지체 위원, 한국장애인수영연맹 사무국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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