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숲길에 건강이 있다 권두칼럼 | 2010년 7월호 4쪽


 숲길 카페
 언제나 마음만 먹으면 걸을 수 있는 숲길을 집 주변에 두고 사는 것만 한 행복도 그리 흔치 않을 것이다. 잡목 숲 사이로 구불구불한 길을 헐렁한 차림새로 걷다 보면 푸른 숲, 그 많은 잎사귀를 스쳐 가는 바람은 얼마나 상쾌하며, 그늘 사이로 쏟아지는 빛살이 꽂히는 바위틈에 들꽃 또한 얼마나 곱던가! 가끔씩 멀리서 또는 가까이서 산새들이 서로 부르고 답하는 소리가 정답기 그지없다. 허물없는 동행이 있다면, 그런 길을 함께 걷는 추억과 그때 나누는 대화는 건강과 사는 기쁨을 돋우어 주는 데 무슨 영양제 따위와 비길 것인가!
 얼마 전 오랜만에 미국에서 온 친구와 만나기로 약속을 하고 장소를 정하려니 적당한 곳이 쉽게 생각나지 않았다. 비좁은 우리 집 거실에 불러들이기에는 좀 불편할 것같고, 근처에 카페가 몇 곳 있긴 하지만 대개 어두컴컴한 곳에서 젊은이들이 둘러앉아 체면 불고하고 시끄럽게 떠드는 그런 분위기에서 나이 든 사람들이 끼어 앉아 해묵은 추억을 이야기하기에는 썩 좋아 보이지 않았다. 저녁식사도 했겠다 좀 늦은 저녁이어서 택한 곳이 집 앞에 있는 배봉산 숲길이었다. 산책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서 함께 걸어도 그리 좁지 않고, 서늘한 바람을 맞으며 잠깐씩 나무 의자에 걸터앉아 보기도 하고 띄엄띄엄 서 있는 가로등 밑에서 껄껄거리며 지난 추억의 매듭을 풀어내기도하면서 이렇게 빨리 가 버린 세월을 아쉬워하다 보니 금방 두어 시간이 훌쩍 지나갔다. 어디쯤 소쩍새 우는 소리가 그의 어린 시절의 추억을 불러일으켰음 직한 시간이었다. 떡갈나무 숲길을 걸으며 차 한 잔, 음식 한 그릇 대접하지 못했지만 참 좋은 저녁이었다는 생각을 하며 헤어졌다.

 나무 한 그루
 작년에 캐나다 밴쿠버에 갔을 때, 사람들의 산책이 잦은 브리티시 컬럼비아 대학교 근처 길가에 있는 나무 한 그루를 자르느냐 마느냐 때문에 시의회가 해를 두고 논의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냥 흔한 잡목이야 아니겠지만 어쨌든 그만큼나무를 아끼고 숲길을 소중히 여기는 것이 무척이나 부러웠다.캐나다뿐 아니라 세계 여러 나라가 산책로를 가꾸고 걷기운동을 벌이는 데 적지 않게 열성을 기울이고 있는 모양이다.
 프랑스의 파리 주변에만 걷기운동 코스가 2천여 개가 조성되어 있으며, 벨기에서는 비행청소년들의 교화사업으로 걷는 일이시행되고 있다고 한다. 성공률이 매우 높은 모양이다. 정상적으로 사회에 환원되는 숫자가 60퍼센트를 넘는다니 말이다. 세계최장수국인 일본에서는 열성적으로 걷는 사람이 대략 4천만 명이 넘으며 매년 열리는 걷기대회만도 2,500여 회가 넘는다고 한다. 단지 걷는 것뿐 아니라 걸으며 사람을 사귀고 문화를 체험하며 역사를 공부하는 것이다. 지난봄에 잠깐 들른 일본의 몇도시에는 걷는 사람들을 위한 도로정비가 눈에 띄게 잘되어 있었다. 길 표지와 걸으면서 이용할 수 있는 편의시설들이 어디나 불편하지 않게 설치되어 있었다.
 독일에서는 학생들이 등교할 때 차를 타지 않고 걷기운동을 하는 것이 벌써 20여 년 넘게 시행되고 있다. 이렇게 친구들끼리 함께 걸으며 우정을 쌓고 건강을 다져 국가 보험재정을 줄이며 자동차 사용을 자제해 환경을 깨끗하게 한다는 것이다. 미국에서는 어느 나라 못지않게 걷기운동이 활발히 전개되고 있다.미국인의 사망 원인 1위인 심장병을 줄이고 어린 시절부터 비만을 조절하여 당뇨나 고혈압, 암 등 각종 병을 예방한다는 취지이다. 하루 종일 말벗이 없는 독거노인들과 함께 걸어 주는 것이 노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봉사활동이라는 이야기도 들은 적이 있다. 어쨌든 걷는 것은 이 시대 최고의 보약이며, 사회를 밝고 건강하게 하는 더할 나위 없는 만병통치약이다. 그래서 걷기운동에 정부와 민간단체 할 것 없이 온 세계가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이다.

 올레길, 곰배령길
 근래 우리나라의 전국 여기저기서 걷는 길을 가꾸고 있는 것은 여간 반가운 일이 아니다. 제주도의 풍광을 제주도 사람보다도 더 속속들이 들여다볼 수 있다는 열다섯 개 올레길 코스를 다 가 보지는 못했지만 나머지도 꼭 가 보고 싶은 곳이다. 계곡에 흐르는 물도 보고 해풍을 맞으며 바닷가를 걷기도 하고 작은 산등성이에 올라 갈대꽃 가득한 산자락 너머 푸른 바다를 보는 것은 온몸에 전율을 느낄 만큼 감동적인 일이다. 곁에 가족이나 오래 사귄 다정한 벗이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있으랴.
 한국관광공사에서 추천하는 아름다운 산책 코스로는 봄에 금강초롱이 피는 강원도 인제의 곰배령, 200년이 넘은 곰솔 800그루가 줄지어 있는 전남 청산도의 지리해수욕장 길, 봄이면 주물제미란, 근두루미꽃 등 희귀한 꽃이 피고 남색 바다가 펼쳐진 울릉도의 도동에서 시작하는 해안길 등 빼놓을 수 없는 길이 수두룩하다. 빼어난 경치를 보고 건강도 좋아지며 가족이나 친구와의 정도 깊어진다면 돈 좀 들인들 어떠리. 이런 곳을 다 찾아다닐 시간이나 여유가 없다 하더라도 그저 숲길만 있다면 아침저녁 걷는 것만으로도 건강과 활력이 넘치는 생활을 할수 있을 것이다.

 걸음아 날 살려라
 두어 해 전에 충남 공주의 깊은 산골에 사는 시인 장동수 님과 함께 숲길을 걸은 적이 있다. 내게는 남다른 애정을 지닌 분이어서 짧은 시간이지만 긴 여운이 남는 동행이었다. 그곳에서 가족들과 함께 요양원을 운영하면서 병든 몸으로 와 있는 환자들을 위해 산책로의 길라잡이 역할을 맡고 있다고 했다. 힘들게 투병하는 분들이 숲길을 걸을 수 있도록 안내하는 것이 주요 일과라는 것이다. 그날 그분에게서 들은 숲길 걷기의 유익에 대한 교훈이 가슴에 오래 남아 있다.
몸이 편치 않은 분들이 회복을 위해 숲길을 걷는 것만큼 지나온 인생을 돌아보게 하는 것도 없단다. 지금까지 너무 옹졸하고 잔일에 얽매어 살지는 않았는지, 별것 아닌 일에 지나친 욕심을 부리며 몸과 마음을 망가뜨리며 살아오지 않았는지,지나치게 결벽하게 살거나 지나치게 몰두해서 살지는 않았는지, 이런 것이 산길을 오르고 다시 봉우리를 돌아서 내려올 때면 그리 쫓아가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하는 깨달음이 생긴다는 것이다.
 몸이 아프다는 것은 어쨌든 지금까지 삶을 제대로 살지 못했다는 가장 확실한 증거물이다. 우리는 그야말로 숲길을 걷는 자세로 살아야 한다. 너무 무거운 것을 나 혼자 다 짊어지고 가려하지 말고 내 몸이 가뿐하게 견딜 만큼 가지면 된다. 너무 많이 먹으면 숨이 막혀 제대로 걸을 수 없다. 적당히 먹어야 가뿐가뿐 걸을 수 있다. 옷도 너무 거추장스럽거나 화려한 것이 필요하지 않다. 내 몸에 가장 편안한 옷 한 벌이면 된다.
 그러다 보면 건강이 다시 돌아온다. 힘이 없던 두 다리에 근육이 붙고 몸을 많이 흔들면서 걸어야 하기 때문에 배꼽 근처에 움직임이 많아져 장운동이 활발해지게 된다. 오르막이나 내리막 비탈길에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부지런히 몸을 움직여야한다. 그러다 보면 땀이 솟고 호흡이 가빠져서 몸에 쌓인 피로와 노폐물이 스르르 빠져나가는 것이다. 이것만큼 건강에 좋은 것이 어디 있으랴.
 숲길에서 넘쳐 나는 피톤치드와 신선한 공기 그리고 가끔씩 내리쬐는 적당한 햇빛, 팔다리를 열심히 흔들며 걷다 보면 생기는 활력, 시원한 물가에 앉아 쉬는 편안함과 상쾌함, 적당히 땀을 흘리고 나서 마시는 시원한 냉수 한 사발, 이런 것을 대신할만한 명약이 따로 있을 손가! 어느 광고 카피의 “걸음아 날 살려라.”라는 말처럼 걷는 일이야말로 진정으로 사람을 살리는 것이다. 이런 얘기를 들으며 그분과 함께 그곳 잔솔밭 그늘에 피어 있던 은방울꽃을 오래 함께 바라보던 추억이 쉬 지워지지 않을 것 같다.

 숲길을 걸으면 하나님이 다가오신다
 사람이 두 다리로 직립보행할 수 있게 된 것은 아무래도 숲길을 걸으라는 하나님의 작정 때문이라고 여겨진다. 하나님은 에덴동산에 아담과 하와를 살게 하셨을 때 자주 오셔서 그들과 함께 동산을 거니셨다. 성경에는 아담과 하와가 그들이 날이 서늘할 때에 동산에 거니시는 여호와 하나님의 음성을”(창세기 3장 8절) 들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하나님이 사람과 함께 걷는 것만큼 친밀한 시간이 따로 있었으랴.
 하나님은 사람들이 건강하고 행복할 때 그 기쁨과 행복을 나눌 수 있는 친구로 찾아오신다. 또한 일이 잘못되어 두려움과 걱정에 싸여 있을 때에도 치료와 용서로 다독이는 분이 하나님이시다. 아담과 하와가 잘못을 저지르고 무서워 숨었을 때에도 찾아오셔서 다정한 음성으로 부르셨다. “하나님이 아담을 부르시며 그에게 이르시되 네가 어디 있느냐”(창세기 3장 9절) 하고 찾으시는 것이다. 집을 나간 자식의 이름을 부르며 찾아 나선 부모의 모습이 그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존경하며 따르던 스승이 졸지에 처형되고 난 후의 가눌 길 없는 마음으로 깊은 절망에 싸여 길을 걷는 제자들에게 예수께서 나타나 함께 걸으며 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을 자상하게 설명해 주시던 엠마오 길도 아마 상수리나무나 올리브가 우거진 숲길이었을 것이다. 진정한 사랑과 영원에 대한 갈망을 가지고 숲길을 걷는 사람에게는 늘 하나님이 나타나신다는 것이 성경의 진리이기 때문이다. 그것도 희망과 위로, 쉼과 평안을 안고 오시는 것이다. 그분은 사람이 가진 피할 길 없는 절망도 해결할 수 없는 시련도 속속들이 아시는 분이다. 그리고 간절한 마음으로 도움을 구하는 사람에게 먼저 다가오셔서 손을 내미시는 분이다.
 “두려워 말라 내가 너와 함께함이니라 놀라지 말라 나는 네 하나님이 됨이니라 내가 너를 굳세게 하리라 참으로 너를 도와 주리라 참으로 나의 의로운 오른손으로 너를 붙들리라”(이사야41장 10절)라는 약속은 궁지에 처한 사람에게 다가오셔서 도우시는 하나님의 변함없는 허락이다.
 숲길을 지키고 서 있는 나무들은 언제 보아도 참 균형 잡히고 건강한 몸을 지녔다. 아마 숲길을 부지런히 걷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받게 될 보상이 그런 것이라는 것을 깨우치려는 모양이다.하산길 중턱에서 보는 저녁노을이 유난히 붉다. 숲길 내내 마음속으로 내 곁에 다가오신 하나님과 많은 대화를 나눴다는 생각이 드는 석양이다.
 전정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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